가족 요양을 하다 보면, 하루 중 가장 무섭고 긴 시간이 밤이다. 낮에는 그래도 움직이고 말도 하고, 바쁘게 지나가는데… 밤에는 기저귀가 새지 않기를 기도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게 된다.
처음엔 "자기 전에 한번 갈아주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밤 12시에 한 번 확인해서 갈고, 새벽 4시에 다시 일어나서 한 번 더 갈아줘야 침대가 젖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기저귀를 갈아야 안 샌다'는 진리를 받아들이고, 이제는 밤 12시 + 새벽 4시 루틴이 되어버렸다.
문제는 기저귀는 안 새는데, 내가 샌다. 눈꺼풀은 붙어 있는데 손은 기저귀를 잡고 있고, 정신은 어디론가 떠나 있다.
그 시간대에 조용히 등을 돌려 기저귀를 교체하다 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아, 이건 진짜 개고생이다.”
물론 안 새게 하면 환자는 편안하니까 그걸로 위로받는다. 하지만 보호자도 사람인데, 이 새벽 루틴이 너무 길어지면 체력도, 멘탈도 같이 바닥난다.
보호자의 밤을 위한 소소한 팁
- 너무 힘들 땐 하루라도 그냥 자기 (피로 누적이 더 위험해요)
- 기저귀 교체 후엔 다시 잠들 기를...
- 혼잣말로 욕하거나, 속으로 "오늘도 해냈다"고 외치기
- 그리고 이런 글을 쓰며 서로 공감하기
그리고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어느 날 갑작스럽게 119를 타고 응급실로 가게 되고,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경우가 있죠. 그 순간 보호자는 온몸이 얼어붙고,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말하고 싶어요.
"그 시간은, 잠시 주어진 당신의 휴가입니다."
환자는 어차피 며칠 뒤에 다시 집으로 돌아올 거예요. 요양은 멈추지 않아요. 그러니 그 며칠 동안은 밀린 잠을 자고, 편하게 누워보고, 하고 싶었던 TV 한 편을 보세요.
걱정은 줄이고, '내가 지금 쉴 수 있을 때는 이때뿐'이라는 마음으로 자기 자신에게 잠깐이라도 선물을 주세요.
보호자도 사람이에요. 기저귀보다 먼저 터지지 않으려면, 보호자에게도 회복 시간이 꼭 필요해요.
이 글은 정보를 주기보다, 그냥 누군가 이 밤에 같은 고생을 하고 있을 당신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해서 써봤어요.
기저귀는 안 새는 게 좋지만,
보호자가 샐 틈 없이 지켜주진 못해요.
서로 힘들고 지칠 때,
이런 농담 한 줄에라도 웃고 다시 버틸 수 있었으면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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