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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요양 가이드

콧줄(비위관), 정말 간단한 걸까?

아빠가 처음으로 콧줄(비위관)을 하게 됐을 때는 당황스러웠다. 식사가 불가능해지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병원에서는 일단 콧줄을 넣고 영양을 공급해보자고 했고, 우리는 그렇게 시작했다.

 

콧줄(비위관), 정말 간단한 걸까?

겉보기엔 간단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처음엔 콧줄이 뱃줄보다 훨씬 간단하고 덜 부담스러워 보였다. 수술도 필요 없고, 비교적 쉽게 설치할 수 있다고 했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게 꼭 좋은 선택이 아니었음을 알게 됐다.

 

콧줄은 보통 한 달에 한 번 정도 교체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어렵다. 어르신은 교체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고통을 느꼈고, 그로 인해 섬망 증상이 심해지기도 했다. 교체 주기가 가까워질 때마다 가족 모두가 긴장하게 됐고, 실제로 교체한 날엔 하루 종일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다음날 응급실로 가는경우도 있었다.

멸균증류수와 영양 관리

콧줄을 유지하면서 중요한 건 투여되는 영양액과 물 관리다. 우리 집에서는 하루에 약 총 1,000~1,200ml 정도의 영양액을 넣었고, 여기에 추가로  따뜻한 물 도 함께 투여했다.

 

영양액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건 하모닐란엔커버다. 하모닐란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수급이 불안정해졌고, 200ml 제품은 연결줄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400ml나 500ml 제품은 연결줄이 함께 제공된다.

 

영양액은 성인 기준 하루 1,000~1,500ml 정도 투여되며, 의사나 간호사의 지시에 따라 조절한다.

콧줄과 뱃줄(위루관)의 차이

만약 콧줄과 뱃줄 사이에서 고민 중이라면, 경험자로서 조심스럽게 조언하고 싶다. 콧줄은 설치는 간단해 보여도, 매달 교체하는 부담과 어르신의 고통, 섬망 증상 등을 고려하면 결코 쉽지 않다.

 

반면 뱃줄은 6개월에 한 번 병원에서 교체해주며, 외관상 부담은 있지만 어르신의 스트레스는 훨씬 적다. 실제로 우리 아빠도 콧줄에서 뱃줄로 바꾼 후 컨디션이 훨씬 안정되셨다.

보호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

콧줄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병원에서는 간단하다고 말하지만, 매달 겪는 어르신의 고통은 가족에게도 큰 부담이 된다. 만약 장기적인 영양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뱃줄에 대해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